Billie Marten - Milk & Honey 똑똑똑- 열린 문 너머에 텐이 놀란 얼굴을 하고 문지방에 팔을 걸친채로 영호를 맞이했다. 동그랗게 뜬 검은 눈동자 두 개가 영호를 올려다 보았다. "나와." "…왜요?" "점심 먹게." - 앉은뱅이 밥상 앞에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았다. 영호는 제 눈치를 보는 텐을 시야의 끝에 걸친 채, 반찬을 억지...
Joep Beving - Sonderling - 지폐가 손바닥 안에서 구겨지는 소리가 확성기라도 댄 듯이 크게 들렸다. 지폐를 들고 있던 고작 이틀 사이에 몇 번을 만진 건지, 지폐 자체는 건조했지만 ‘엄마’라는 두 글자가 쓰여진 모서리만 땀으로 끈적한 것만 같았다. 오늘 아침의 할머니는 여전히 찌린내와 깊은 어둠 속에 방치되어있었다. 지독한 파도소리와 낡...
Luca D'Alberto - Endless 오늘도 어김없이 시작된 소음과 함께 눈을 떴다. 후라이팬이 덜거덕 거리는 소리, 구수한 기름 냄새. 어제와 내일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할 정도로 일정하게 반복되는 아침이 결국 오늘에 다다른 것이다. 영호는 발목을 두어 바퀴 돌려 스트레칭을 했다. 이제 다리는 꽤나 나아서 물린 흉터를 누르지 않는 다면 딱히 ...
Ólafur Arnalds - Particles ft. Nanna Bryndís Hilmarsdóttir 탈탈탈-늘 뻔한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기껏해야 텐이 집안일 하면서 내는 소음이 전부였던 시골의 음경을 뚫고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맨 첫날 영호가 타고 왔던 그 용달차였다."얼라야-우리 텐이-"영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집에 있는가?""지금 나갔는...
♪ Olafur Arnalds - Ljosio 밥알이 씹히는 소리와 숟가락이 미역국을 담은 종지에 부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텐은 어젯밤에 먹었던 계란말이를 데워서 아침상에 내왔다. 고작 꼬투리 두개 남은 것을 버렸을 줄 알았더니 고이 보관해뒀나 보다. 계란말이를 향한 텐의 시선이 뚫어져라 고정되어있길래 뭐하나- 싶어서 그 얼굴을 쳐다보니 결국 눈이 마주치고...
Ólafur Arnalds - Kjurrt 어젯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아동용 모기장안에 몸을 최대한 집어넣고 발만 삐쭉 빼놓은 상태로 잤더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버렸다. 어제는 온 몸을 골고루 물었던 모기들이 발바닥부터 종아리까지만 집중공격했던 것이다. 왼발은 아얘 퉁퉁 불어 지끈지끈 아려왔다."제기랄..."영호는 손가락 끝으로 발을 몇 번 찔...
Damien Rice - Older Chests 역시 비좁은 모기장이라도 몸을 구기고 안에 눕는 것이 맞았을까. 영호의 몸은 흡혈의 흔적들로 범벅되어있었다. 티셔츠를 들어 상체를 살펴보니 잠결에 자신이 긁었던건지, 온통 검붉게 물들어있다. 영호는 속으로 욕을 실컷 하면서 밖으로 향했다. 빗물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바닥이 흙탕물 투성인지라 꼼짝없이 하얀 ...
♪ Erik Satie - Gymnopédie No.3 갈매기가 어찌나 낮게 나는지, 자칫 하다가는 비듬 떨어지는 그 날개와 충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벌써 익숙해져서인지, 코끝을 찔렀던 소금 냄새는 막 배를 탔을 때에 비해 더 이상 후각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두어 시간을 울렁이는 파도에 정처 없이 흔들리다 땅을 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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